안녕하세요 국제미디 고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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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나 SNS를 보면 가면을 쓰고 연주하는 기타리스트들이 많이 보입니다. 여전히 엄청난 활동량을 보여주는 '림프 비즈킷'의 웨스 볼랜드,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차지한 스웨덴 메탈 밴드 '고스트'의 베일에 쌓여 이름을 알 수 없는 기타리스트들, 러시아에서 결성되어 이제는 전세계를 순회하는 데스코어 밴드 '슬로터 투 프리베일'의 두 기타리스트들, 독특한 늑대 가면을 쓰고 연주하는 일본 밴드 '맨 위드 어 미션'의 쟝켄 죠니, 국내에서는 국내의 인기를 넘어 일본까지 진출해낸 나코코님이 있겠네요.
 

​빌보드 200 차트 1위를 기록한 밴드 '고스트'의 기타리스트들. 실제 연주자들이 공개되긴 했지만 밴드 컨셉상 '이름 없는 구울들'로 활동합니다.

​물론 그 전부터 분장을 하고 연주하던 키스나 가면을 쓰고 연주하던 버킷헤드 같은 아티스트들이 있었지만 모든 멤버들이 분장에 가면까지 쓰고 연주하는 밴드들 중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밴드는 역시 '슬립낫'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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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슬립낫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던 건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음악을 듣고 기타를 연주하는 친구들이 모이면 '슬립낫' 들어봤냐는 얘기가 한동안 꼭 나왔었는데요, 슬립낫 1집 '슬립낫'이 국내에서 라이센스 발매된건 1999년인데 지방에 있어서 소식이나 음반 입고가 늦었던건지 왜 2년이나 지나서야 저희 동네에서 유행했던건지는 아직도 의문이네요. 2집 '아이오와'가 2001년 8월에 발매했으니 이를 몇 달 앞두고 있던 시기였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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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시절 당시 표지만 보고도 충격을 먹었던 슬립낫 1집 앨범 커버 (출처 : lenoise.ca)​

그렇게 슬립낫 밴드는 알지만 음악을 굳이 찾아듣지는 않는 몇 년이 지나 2006년, 홍대 클럽 FF에서 열린 네이버 락카페 주최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 곳에서 'GG밴드'라는 팀이 의상과 가면까지 맞춰입고 슬립낫 커버 공연을 하는걸 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진짜 슬립낫의 공연을 본 건 아니었지만 충분히 실력 좋은 팀이 커버를 해주니 슬립낫의 곡들 중에 명곡이 많다는걸 체감하게 되었고 이 때부터 슬립낫의 여러 앨범들을 관심 깊게 듣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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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GG밴드’ (출처 : 네이버 락카페)

슬립낫은 1995년 아이오와 주 디모인에서 '더 페일 원즈'라는 이름으로 처음 결성되었습니다. 결성 멤버이자 드러머였던 숀 크레이언이 좀 더 웅장한 사운드를 내기 위해 드러머를 3명으로 구성하자는 제안을 하며 새로운 드러머 조이 조디슨을 영입 후 숀과 보컬 앤더스가 퍼커션 포지션을 맡게 되었고 '멜드'라는 밴드명으로 활동하던 중 조이의 제안으로 그들이 쓴 곡명 '슬립낫'을 밴드명으로 최종 채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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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낫으로 활동하게 되며 숀이 공연 때 마스크를 착용하자 다른 멤버들도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곧 슬립낫의 상징처럼 되었습니다. 밴드는 몇 번의 멤버 탈퇴와 영입을 거쳤고 1집 앨범 작업 마무리 시기 즈음 DJ 시드 윌슨, 드러머 조이 조디슨, 베이스 폴 그레이, 퍼커션과 백 보컬 크리스 펜, 숀 크레이언, 기타리스트 짐 루트와 믹 톰슨, 샘플링 크레이그 존스, 보컬 코리 테일러까지 총 9명으로 전성기 시절의 가장 유명한 라인업이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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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 슬립낫의 모습 (출처 : desmoinesregister.com)

당시 슬립낫의 멤버들은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각자 직접 고른 숫자들로 자신들을 나타냈으며 직접 제작한 마스크들을 착용하였습니다. 게다가 신비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는지 한동안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노출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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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한동안은 베일에 쌓여 있던 슬립낫의 멤버들 중 숫자 7과 4를 맡은 두 기타리스트. 그 중 밴드에 먼저 합류한 믹 톰슨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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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미카엘 고든 톰슨 (출처 : guitarcompa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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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낫은 초창기에 특히 기타리스트의 멤버 변동이 잦았습니다. 도니 스틸, 쿤 농 두 사람이 결성 멤버로 시작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쿤 농이 탈퇴하게 되고 드러머 조이 조디슨이 자신이 원래 활동하던 스래쉬 메탈 밴드 '모디피디우스'의 기타리스트 조쉬 브레이너드를 영입해옵니다. 이어서 도니 스틸 역시 첫 데모 테이프 레코딩 작업 후반부에 탈퇴를 하게 되고 조이 조디슨은 이번에도 역시 모디피디우스의 기타리스트 크레이그 존스를 영입해옵니다. 하지만 크레이그 존스는 기타보다 샘플링, 배경 사운드, 프로그래밍과 같은 쪽에 더욱 관심이 있었기에 포지션을 샘플링으로 바꾸게 되고 조쉬 브레이너드 외에 공석인 기타 한 자리는 앤더스, 폴과 함께 바디 핏 활동을 했던 믹 톰슨이 매꾸게 됩니다.

 

믹 톰슨은 지금까지 활동해오며 정말 많은 브랜드의 다양한 기타 모델들을 연주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밴드에 합류한 초창기에는 아이바네즈 RG560을 사용하다가 2000년도 초반에 들어서부터는 비씨리치에서 출시한 시그네쳐 모델들로 지판에 HATE와 MICK이 새겨진 워락, 비치, 주니어 브이와 같은 모델들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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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 중반부터는 RG560을 연주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인지 아이바네즈와 계약을 하게 되었고 다양한 라인업의 MTM 시리즈들을 출시하며 이 모델들은 다운튜닝 연주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MTM2 모델의 경우 기타 유튜버로 유명한 스웨덴 출신의 올라 잉글룬드가 유튜브 초기 대부분의 영상에서 즐겨 연주하며 그 가성비를 인정받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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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016년 들어서는 락 메탈 기타 브랜드들을 다 정복하려는 것인지 잭슨기타를 통해 아이바네즈 MTM과 비슷한 컨셉을 갖춘 솔로이스트 기반 시그네쳐를 출시하게 됩니다. 더불어 일반적인 킹브이보다 더 큰 날개를 가진 더블 로즈 모델도 믹 톰슨을 위해 제작되었지만 이는 시그네쳐 모델로 출시되지는 않아 잭슨 헤비쉐입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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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 톰슨을 위해 커스텀 제작된 더블 로즈와 솔로이스트 (출처 : 믹 톰슨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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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색상에 화이트 바인딩, 화이트 색상에 블랙 바인딩의 상반되는 두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 이 모델은 솔로이스트 특유의 날렵하고 매끄러운 바디 디자인에 리버스 헤드 디자인이 더해져 강렬하면서도, 일반적인 솔로이스트 모델들과는 다르게 지판에는 없이 측면에만 적용된 인레이와 상남자의 상징 원 볼륨 컨트롤 사양을 갖추어 심플한 멋까지도 함께 느껴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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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무어 던컨에서 고출력과 저잡음 설계를 통해 메탈, 하이게인 연주자들을 타겟으로 출시한 액티브 픽업 블랙아웃을 기반으로 주로 낮은 튜닝으로 연주하는 믹 톰슨의 스타일에 맞게 과한 저음역대 부분은 줄이고 고음역대를 조금 더 살리되 거칠지 않게 조정함으로써 낮은 튜닝에서도 퍼지거나 뭉게지지 않고 선명한 사운드를 낼 수 있도록 제작된 EMTY 믹 톰슨 시그네쳐 블랙아웃 픽업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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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는 플로이드 로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 고정형 하드 테일 브릿지로 아이바네즈 시그네쳐 때부터 이어져온 이 컨셉의 사양은 플로이드 로즈 특유의 타이트한 연주감은 유지하되 튜닝 변경시 스프링 장력을 조정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덜어주어 훨씬 편리하게 다양한 튜닝들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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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이드 로즈 타입 브릿지가 장착된 만큼 너트 역시 락킹 너트로 장착되어 낮은 튜닝시 필요한 다양한 두께의 줄들을 별도의 너트 가공 없이 장착할 수 있는만큼 역시 다양한 튜닝을 적용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으며12”-16”의 컴파운드 레디우스가 적용된 넥 지판 사양은 로우 포지션에서는 편안한 코드 플레이를, 하이 포지션에서는 바디 넥스루 구조와 어우러져 더욱 편안한 솔로 연주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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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디자인과 사양을 갖춘 기타인데요, 다른 잭슨이 없었다면 정말 두 색상 모두 한 대씩 소유하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이네요.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다운 튜닝 때문에 보편적인 게이지가 아닌 헤비 게이지의 스트링을 써야하는 연주자 분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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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 톰슨은 비교적 최근 잭슨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ESP와 계약하여 다양한 모델들을 고루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LTD를 통해 자신의 시그네쳐 모델 MT-1을 출시하였는데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 이 모델도 곧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다음 편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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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엄청난 존재감으로 슬립낫의 거친 사운드와 무자비한 리프를 상징하면서도 굉장히 세밀한 톤과 테크닉까지 가진 믹 톰슨이 선택한 심플하면서도 강한 메탈 기타를 국제미디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