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빌리 코건이라고 하면 라지헤드에 불렛 트러스로드 팁이 달린 스트랫을 매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늘 펜더가 아닌 저렇게 독특하게 생긴 기타를 매고 나오는 모습만 보게 되어 그 이미지가 더 강렬하게 뇌리에 남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이 레버랜드 기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기 훨씬 이전인 약 7-8년 전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좋아하던 밴드들의 뮤직비디오들에 등장하는 독특하게 생긴 처음 보는 기타는 대체 뭔지 궁금해서 열심히 찾아보았던 것이죠.
개인적으로 몇년 전부터 기존에 즐겨 듣던 메탈, 하드코어 장르가 아닌 슈게이즈나 드림팝, 포스트락에 빠지게 되어 즐겨 듣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챗GPT가 유행하면서 문득 재미 삼아 챗GPT에게 질문을 하나 던져보았죠.
제가 좋아하는 해당 장르의 밴드들이 대부분 펜더를 연주하기 때문에 펜더가 잘 어울린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레버랜드? 맞아, 이런 기타가 있었지?' 한동안 잊고 있었던 레버랜드를 다시 떠올리게 되는 계기였습니다.
출처 : guitarguitar.co.uk
레버랜드는 미국 피닉스에 위치한 로베르트-벤 루시어리 학교를 졸업한 ‘조 네일러’가 그의 산업 디자인과 기타 수리 경험을 바탕으로 1996년 디트로이트의 작은 차고에서 시작하여 설립한 브랜드로 전통적인 사양과 혁신적인 디자인을 결합한 독특한 악기를 제작하며 기타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초기 모델은 합성 소재인 페놀 수지 라미네이트와 알루미늄 플레이트로 구성된 독특한 구조에서 나오는 유니크한 사운드와 빈티지한 외관까지 더해져 인디 음악계에서 더욱 관심을 끌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진 출처 : revfan.com
2006년경부터는 보다 일관된 무게와 공명을 위해 기존의 합성 소재가 아닌 전통적인 목재로 제작하기 시작하였으며 설계 및 검수는 미국에서 유지하되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생산지를 한국으로 전환하였습니다.
현재 레버랜드 본사는 디트로이트가 아닌 오하이오 톨레도에 위치하여 ‘켄 & 페니 하스’ 부부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조 네일러’는 디자이너 겸 기술 고문의 역할로 남아있습니다.
레버랜드는 빌리 코건(스매싱 펌킨스), 리브스 가브렐스(데이비드 보위, 더 큐어), 로빈 핑크(나인 인치 네일스, 건즈 앤 로지스)와 같은 유명한 아티스트들이 사용하며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한국에서 생산되지만 품질과 사운드는 미국산 프리미엄 기타 수준이라는 평가와 함께 인디, 얼터너티브, 락, 블루스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며 소규모 하이퀄리티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kidrock.com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음악을 들었거나 WWF를 즐겨보신 분이라면 알 수 있는 ‘키드락’ - ‘더 히스토리 오브 락’ 앨범의 자켓에서 ‘키드락’이 매고 있는 저 기타도 레버랜드 기타였다는 것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 챗GPT가 추천한 레버랜드의 더블 에이전트 시리즈를 만나보시죠.
레버랜드 더블 에이전트 W와 OG 모델입니다. 이중 스파이를 뜻하는 더블 에이전트라는 모델명은 이 기타의 독특한 픽업 구성과 음색적 특징을 반영한 것이고 W와 OG는 각각 윌킨슨과 오리지날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유명한 기타의 카피가 아닌 오리지날, 즉 다른 기타들과 뚜렷하게 구별되며 레버랜드 기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조 네일러’의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아주 유니크한 디자인이 단연 돋보입니다.
바디는 가벼운 무게와 따뜻하고 풍성하면서도 안정적인 밸런스 좋은 톤으로 매니아층과 제작자들에게 특별한 인기를 얻고 있는 코리나 목재로 제작되었으며 두 개의 다른 스타일 픽업인 험버커와 P90이 장착되어 두껍고 힘있는 사운드와 달콤하고 블루지한 사운드를 모두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레버랜드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베이스 컨투어 노브의 장착으로 저음역대의 조절을 통해 색다르고 광범위한 톤까지도 느껴볼 수 있습니다.
넥 바디 체결 플레이트는 일반적인 4개의 나사에서 2개가 더 추가된 총 6개의 볼트로 체결되어 더 나은 서스테인과 튜닝 안정성은 물론 더 정확한 넥 센터를 유지해주며 레버랜드만의 오리지널 디자인을 가진 잭 플레이트에는 듀얼 접점 방식으로 견고한 체결성과 향상된 신호 및 안정성을 자랑하여 많은 분들이 업그레이드 작업을 하시는 퓨어톤 잭포트가 기본 장착되어 있습니다.
넥은 특히 고사양 하이엔드 기타들의 필수 사양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는 로스티드 메이플 목재로 제작되어 더욱 가볍고 안정적이며 풍부한 울림까지 손에 전해줍니다. 뛰어난 튜닝 안정성과 편리한 줄교체를 가능하게 해주는 락킹 튜너, 특허 출원중인 사양으로 단 하나의 텐션바로 1번줄부터 3번줄까지 잡아주어 더 안정적인 텐션을 만들어주는 스트링 트리, 역시 안정적인 튜닝에 영향을 끼치는 합성 본 너트까지 기본 장착되어 사소하고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쓴 섬세하고 디테일한 사양이 느껴집니다.
헤드의 뒤에는 엄격하고 철저한 셋업 규정에 따라 어떠한 세부사항도 간과되지 않은 세심한 셋업을 진행한 담당 테크니션이 직접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은 싸인과 수기로 작성된 시리얼 번호가 있습니다.
‘우리는 기타를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타에 우리의 이름을 넣었습니다.’
더 큐어와 데이빗 보위의 리브스 가브렐스 (출처 : guitarplayer.com)
개인적으로 레버랜드 기타에 대해 조사하면서 그들이 얘기하는 바 중 ‘레버랜드 기타는 전좌석 매진된 대형 공연장에서의 연주와 거실에서 나홀로 연주, 뜨거운 솔로 연주와 감칠맛 넘치는 핑거 피킹 연주 관계없이, 모든 이들이 동일한 열정을 가지고 있고 보장된 품질의 악기를 연주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을 현실화합니다. 일렉트릭 기타 역사의 길 어딘가에서, 침실이나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모든 기타를 모두 같은 목적과 열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광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라는 부분이 정말 깊게 와닿았는데 실제 레버랜드를 연주하는 유명한 아티스트들도 특별한 버전이 아닌 판매되는 기타와 완전히 동일한 악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레버랜드가 추구하는 가치관과 열정 그리고 자신감이 더욱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푸 만추의 기타리스트 Bob Balch (출처 : reverendguitars.com)
“Big sound, little company” 라는 철학을 비치며 대기업은 아니지만 독창적인 디자인과 톤의 큰 존재감을 목표로 항상 유니크함과 실용성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고 소리뿐 아니라 연주감, 디자인, 가격대 등 모든 면에서 균형을 중시하는 레버랜드 기타를 국제미디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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