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제미디 고경호입니다.
 

한동안 마이너한 장르의 음악에서는 분명히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지만 인기 주류 악기로는 빛을 보지 못하다가, 최근 국내 인디 음악씬의 유명한 밴드들이 자주 사용하며 갈수록 이 악기를 궁금해하는 연주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기타가 있습니다. 바로 재즈마스터입니다. 저도 한동안 심각한 재마병에 걸려 재즈마스터만 연달아 몇 대를 구매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악기인데요, 독특한 디자인과 사운드, 흔치 않은 스위치 시스템과 브릿지 사양을 갖춘 이 악기의 매력이 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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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uitarplayer.com

오프셋 바디라고 분류되는 비대칭 형태 디자인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재즈마스터는 1958년 펜더에서 모든 것을 갖춘 가장 고사양의 고급 기타라는 컨셉을 목표로 첫 개발 출시된 모델입니다. 1950년대 출시한 텔레캐스터와 스트라토캐스터가 당시 유행하던 로큰롤 뮤지션들 사이에서는 많은 인기를 얻었지만 반면 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추구하며 주로 할로우 바디 아치 탑이나 험버커가 장착된 깁슨, 그레치 기타를 선호하는 재즈 뮤지션들에게는 외면받았기에 보다 편한 연주감과 다양한 기능을 필두로 재즈마스터를 앞세워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강한 재즈 연주자들을 겨냥하기 위해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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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에 처음 구상되어 당시 펜더 광고에 등장했던 최초의 프로토타입 재즈마스터 / 출처 : fender.com

재즈 뮤지션들이 선호하는 대부분의 기타들이 로즈우드 지판을 채용하였다는 점을 의식하여 펜더에서도 재즈마스터에 처음으로 로즈우드 지판을 적용하였으며 리듬 서킷이 장착되어 보다 편리하고도 다양한 톤 메이킹을 가능케 하였습니다. 펜더의 기존 모델들에 장착되던 픽업보다 더 많은 코일을 감아 더 큰 사이즈로 제작된 픽업이 장착되어 현 진동을 더욱 정확히 수음하고 따뜻하고 두꺼운 톤을 얻을수 있게끔 하였으며 브릿지 역시 재즈마스터를 위해 새로이 개발된 플로팅 트레몰로 브릿지 시스템을 장착하여 자유로운 줄간격 조정까지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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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guitar.com

이렇게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재즈마스터였지만 새로운 브릿지 구조 특유의 금속성 공명이 섞인 듯한 사운드와 부족한 서스테인은 따뜻하고 부드러운 사운드를 선호하는 재즈 뮤지션들에게는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한 채 오히려 외면당하다시피 하였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 후반과 1960년도 초반, 재즈마스터라는 모델명에서 알 수 있는 그 의도와는 다르게 당시 급성장하던 캘리포니아 남부 기반의 서프 락 밴드들이 추구하는 사운드에 절묘하게 어울려 예상치 못한 의외의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마침 당시 펜더 본사가 캘리포니아 남부에 위치해 있었기에 펜더의 창시자 레오 펜더는 이 인기를 놓치지 않고 서프 락 아티스트들을 공략하기 위한 재즈마스터의 후속작 재규어를 설계하며 지역 연주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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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entures / 출처 : billboard.com

하지만 1960년대 중반 서프 락의 인기가 지나가며 다시 저조한 판매량으로 비주류 모델의 자리로 돌아와버린 재즈마스터는 결국 CBS(콜럼비아 브로드캐스팅 시스템, 미국의 지상파 방송국)가 펜더를 인수한 이후인 1980년 9월 제작 중단, 단종되어버리고 1986년부터 펜더 재팬을 통해서만 재출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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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ic Youth의 Thurston Moore & Lee Renaldo / 출처 : musicradar.com

그렇게 기구한 운명을 가진 듯 잊혀져 가던 재즈마스터는 운명의 장난인지 죽으라는 법은 없는 것인지 또 한번의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인기를 얻게 됩니다. 1990년대 이후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 소닉 유스와 같은 실험적인 사운드를 추구하는 인디, 슈게이징 밴드들이 재즈마스터가 마치 그 장르를 상징이라도 하듯 앞세워 들고 나오게 된 것이죠. 재즈마스터 고유의 고출력 픽업에서 나오는 피드백이 어우러진 퍼즈 페달 사운드, 플로이드로즈나 싱크로나이즈드 타입의 브릿지와는 다른 플로팅 구조에서 나오는 독특한 트레몰로 사운드, 보편적인 싱글이나 험버커 픽업과는 다른 매력을 가진 독보적인 공간계 사운드는 그들이 원하는 몽환적인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렸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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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Bloody Valentine의 명반 Loveless 앨범 자켓의 재즈마스터 / 출처 : fontsinuse.com
 

보통 재즈마스터나 재규어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 중에 두 모델이 비슷하게 생겨 차이를 못 느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재규어는 재즈마스터를 개량하여 출시된 후속 모델로서 기본적으로 스케일, 픽업, 컨트롤 부분에서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비슷한 외관을 갖고 있지만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기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도 나중에 다뤄볼 기회가 있으면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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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nder Jaguar & Jazzmaster / 출처 : guitarworld.com

저희 국제미디에서 만나보실 수 있는 재즈마스터 중 추천해드리고 싶은 모델 2대를 골라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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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빈티지 재즈마스터의 모습과 사양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펜더 아메리칸 빈티지 2 시리즈의 1966 재즈마스터입니다.

특히 사진에서 볼 수 있듯 3컬러 선버스트 바디와 톨토이즈 픽가드의 조합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마스터 컬러이자 재즈마스터를 가장 대표하는 클래식한 색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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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마스터 고유의 라지헤드와 로고, 7.25 인치 곡률의 round-lam 로즈우드 지판, 빈티지 톨 사이즈 프렛, 넥과 바디까지 모두 적용된 락커 피니쉬까지 모델명 그대로 1960년대 빈티지 재즈마스터의 사양을 충실히 재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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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마스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컨트롤부를 보겠습니다. 재즈마스터에는 리듬 서킷과 리드 서킷이 있습니다.

바디 상단의 토글 스위치를 아래쪽으로 내리면 리드 서킷이 적용되고 이 때 바디 하단의 픽업 셀렉터, 볼륨, 톤의 컨트롤들은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렉 기타의 컨트롤과 별로 다를 부분이 없습니다.

하지만 바디 상단의 토글 스위치를 위쪽으로 올리면 리듬 서킷이 적용되어 보다 부드럽고 어두운 사운드를 내게 되며 이 때는 바디 아래의 컨트롤들은 작동되지 않고 바디 상단의 볼륨, 톤 노브가 활성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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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마스터를 위해 개발되었던 플로팅 트레몰로 브릿지는 트레몰로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연주자들을 위해 브릿지의 움직임을 잠글 수 있는 트레몰로 락 버튼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만나보실 모델은 보다 연주하기 편한 사양과 모던한 외관을 갖추며 현대에서 정의한 펜더의 표준을 제시하는 펜더 아메리칸 프로페셔널 시리즈의 재즈마스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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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빈티지 타입 재즈마스터와 다르게 매끄러운 무광 넥 피니쉬, 모던 C와 U 사이의 딥 C 넥 쉐입, 보다 완만한 9.5인치 곡률의 지판, 빈티지와 모던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내로우 톨 사이즈의 프렛이 어우러져 부드럽고 편안한 연주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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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존슨 시그네쳐 픽업의 개발자로 유명한 마이클 프랭크가 개발한 V-Mod 재즈마스터 픽업이 장착되어 재즈마스터의 개성은 유지하되 더욱 뛰어난 해상도를 갖춘 다양한 사운드를 낼 수 있으며, 모던한 연주자들에게는 필요치 않을 수 있고 오히려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리듬 서킷 회로는 배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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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날 재즈마스터 브릿지와는 다른 머스탱 스타일의 브릿지가 장착되어 줄이 이탈되기도 하는 문제점을 최소화하였으며 이는 빈티지스러운 멋은 조금 부족해 보일수 있지만 대신 편안한 셋업과 안정적인 튜닝을 추구한다면 더욱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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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osaur Jr.의 J Mascis / 출처 : fender.com

저 역시 Mogwai, Nothing, Mono, Slowdive 등 재즈마스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을 동경하여 한꺼번에 4대의 재즈마스터를 갖고 있었을 정도로 이 기타의 팬인데요, 특히 빅머프 계열의 퍼즈/드라이브나 앰비언트, 쉬머 계열의 리버브를 물렸을 때 재즈마스터에서만 나오는 그 사운드는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 정도로 정말 매력적인 악기라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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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의 Takaakira 'Taka' Goto / 출처 : [survivingthegoldenage.com]

 

본래의 제작 의도와 다르게 사랑 받으며 모델명과 다르게 재즈 뮤지션만 쓰지 않는 기타

더욱 자세한 설명을 원하실 경우 국제기타몰로 연락 주시거나 방문하여 주시면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